춘천(春川)은 언제나 봄이지
2021.08.11 08:46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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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 기다릴 듯 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도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중략)
여름날 산마루의 소낙비는 이슬비로 몸 바꾸고
단풍 든 산허리에 아지랑 거리는 봄의 실루엣
쌓이는 낙엽 밑에는 봄나물 꽃다지 노랑웃음도 쌓이지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春川이니까.
시인 유안진 님의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입니다.
지명(地名)을 언어 유희하며 유쾌하게 춤을 춥니다.
시인은 춤추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춘천을 ‘춘(春)’으로 인해서
까닭도 연고도 없이 그저 봄이라는 이유로
가보고 싶은 곳으로 그립니다.
여름날 소낙비도 봄비로 몸 바꾸고,
가을날 단풍도 봄꽃으로 변하는 春川.
춘천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춘천같은 사람이 되어
나를 만나는 사람이 모두 봄 사람으로 변한다면
얼마나 축복스러운 삶이겠습니까.
春川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