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길

거짓말로 최우수작에 뽑혀

2022.06.23 09:01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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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 백일장에 나갔다.
지역 신문에서 주최하는 꽤 규모의 글짓기 대회였다.
‘즐거운 우리 집’이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난데없이 최우수작에 선정됐다.
행사를 주최한 신문에도 실린단다.
나는 덜컥 겁이 났다.
거짓말로 글을 썼기 때문이다.
혼날 각오를 하고 신문 나오는 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웬일인가. 아버지가 칭찬해주셨다.
거짓말이 아니라 ‘창의력’으로 본 것이다.”
강원국 저(著) 《회장님의 글쓰기》
(메디치, 122쪽) 중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연설비서관으로 일하면서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글쓰기’에 관한 좋은 책들을 저술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거짓말로 지어낸 ‘즐거운 우리집’으로
지역 신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어, 글이 신문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만약 이런 말들로 혼을 냈다면
강원국 작가는 훗날 작가가 안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정직한 것이 최고인데,
거짓말로 글을 써서 최우수작이 되면 뭐하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어린 놈이 거짓말부터 배워서 넌 앞으로 뭐가 되겠니?…”
그러나 아버지는 그의 거짓말을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여겨주었’습니다.
강원국 작가는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이후
글에 대한 큰 깨달음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글에는 논픽션(사실) 뿐 아니라 픽션(허구)의 세계가 있구나!”
하나님이 자격 없는 우리를 충성된 제자로
‘여겨 주셔서’ 직분도 맡기고 사명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때론 속아주시고 덮어주셨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