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길

그것 없이 사는 법

2021.12.08 08:44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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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으로 성숙해지길 소원하던 어느 구도자가
분주한 일상을 제쳐놓고 수도원에 들어가서 며칠을 보내기로 했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방까지 안내해준 수도사가 말했다.
‘여기 머무는 동안 넉넉한 은혜를 누리시길 빕니다.
뭐든지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그것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필립 얀시 저(著) 최종훈 역(譯) 「기도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포이에마, 8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우리가 사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는
끝없는 소비 사회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넘쳐나는 생산력 속에 끝없이 소비가 따라가 주어야 유지가 됩니다.
해서 스님에게도 빗을 팔려하고,
알래스카인에게도 냉장고를 파는 시대입니다.
어느 성도가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어떻게 오셨나요?”
“예,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해서 기도를 하려 합니다.”
이에 수도사는 말했습니다.
“예, 그것들을 달라고 기도하세요.
그런데 이 수도원에서 배워야 할 최고는 그것 없이도 사는 법입니다…”
그것 없이도 사는 법!
그것을 가지는 자는 행복합니다.
그러나 계속 욕심이 생겨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만족이 없습니다.
진짜 고수는 그것 없이도 사는 법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 (딤전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