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길

당신멋져

2022.10.13 09:20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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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말하는 것인데,손자가 아주 어렸을 때
하와이에 와서 베이비 골프를 치는데,
져주니까 재미있어서 계속하자는 거예요.
시간이 없어 죽겠는데…
‘얘를 그만두게 하려면 내가 계속 이기면 포기하겠지.’
그러고서 그걸 끊으려고 계속 이긴 거예요.
손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듣는 순간 생각했습니다.
‘그때 내가 져줄걸. 그때 다른 일이 뭐 대단한 거라고.
이제 죽어도 아이에게 못 해주는구나.’
할아버지가 계속 이기니까 아이가 얼마나 분했겠어요.
인간이 이런 거예요. 자기와 아주 가까운 손자,
딸,아내,남편에게조차 그런 짓을 한다고요.”
이어령 이재철 공저(共著) 《지성과 영성의 만남》
(홍성사, 315-316쪽)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지는 것과 져주는 것은 다릅니다.
지는 것은 힘이 없어서 지는 것이기에 분한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져주는 것은 이길 능력과 힘이 충분 하지만
스스로 양보하는 것이기에 마음에 상처도 분함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를 일어나게 해 주었다는 자부심이 넘치게 됩니다.
야곱은 얍복 나루터에서 하나님의 사람과 씨름해서 이겼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사람이 하나님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져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져주시는 것을 ‘은혜’라고 말합니다.
자격이 없는데 받게 하시고,
누릴 수 없는데 누리게 하시는 것이 은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멸망하지 않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당신멋져’란 유머가 있습니다.
“당당하고 / 신나고 / 멋지게 살되 가끔은 / 져주자” 라는 뜻입니다.
“그가 이르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창3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