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길

말 한마디 바꾸었을 뿐인데

2022.07.28 07:57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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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한 눈먼 거지 소녀가 있었습니다.
“저는 눈이 멀었습니다. 한 푼 주십시오”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다들 거들떠보지 않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남자가 다가와서는
그 문구 밑에다 한마디를 더 써주고 갔 습니다.
나중에 그 남자가 다시 왔을 때, 소녀가 물었습니다.
“여기에 뭐라고 썼기에 사람들이 갑자기
나에게 돈을 많이 주고 격려해 주는 건가요?”
장영희 著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샘터, 6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눈먼 거지 소녀에게 다가왔던 그 남자는 프랑스 시인 로제 까르유였고,
그가 소녀의 팻말에 써놓은 글은 이와 같았습니다.
“나는 당신들이 볼 수 있는 봄을 보지 못합니다.”
여기에 감동한 사람들이 소녀에게 온정을 베푼 것입니다.
“저는 눈이 멀었습니다.
한 푼 주십시오”라는 말은 정보만 전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들이 볼 수 있는 봄을 보지 못합니다.”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
같은 인간임을 느끼게 해 주는 공감이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이와 같습니다.
성경은 단순히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주는 말이 아니라,
사랑과 공감과 눈물이 젖어 있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우리의 심령 골수를 찔러 쪼개는 감동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히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