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길

어느 면접

2022.08.29 08:51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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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취직을 하려고 했지만 면접 때마다 번번이 떨어졌어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던 면접에서도 떨어지게 되자,
청년실업자는 회장님을 붙잡고 읍소했습니다.
‘늙으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삽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뜻밖에도 회장님은 관심을 보이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홀어머니가 계시다고?
그러면 발을 씻겨 드리고 내일 다시 오게’”
이어령 저(著) 《느껴야 움직인다》
(시공미디어, 1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청년은 처음 어머니의 발을 씻겨 드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발은 거북이 등처럼 굳어지고,
갈라지고 발톱은 닳아 검게 오그라져 있었습니다.
아들을 위해 피멍이 들도록 걸어온 사랑의 흔적들이었습니다.
청년은 쏟아지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다음 날,회사로 다시 찾아간 청년은 회장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회장님,감사합니다.
저에게 어머니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돌아서 나오려는 청년에게 회장님은 말했습니다.
“되었네. 내일부터 출근하게. 몸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 것처럼
고객에게도 똑같은 가슴으로 대해 주게나…”
부모님을 손으로 만져 보면,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마음의 세계가 거기 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 한 마디로 병들고 약한 자들을 고치실 수 있었지만,
일부러 손을 만지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손을 만져 주시려 이 땅에 직접 오신 것입니다.
“그의 손을 만지시니 열병이 떠나가고” (마8:15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