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길

소를 키우려면 외양간이 더러워진다

2022.07.14 08:44

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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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흰담비는 털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흰담비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사냥꾼들은 흰담비의 이러한 속성을
이용해 흰 담비를 잡는다고 한다.
즉 흰담비가 사는 굴 입구에 숯검정을 칠해 놓고
숲 속에서 놀고 있는 흰담비를 굴쪽으로 모이게 한다.
굴 입구에 다다른 흰담비는 자신의 흰털을 더럽
히지 않으려고 굴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이 때 흰담비는 사냥꾼의 표적이 되어 죽게 된다.”
강재환 편저(編著) 《예화포커스II》
(두루마리, 24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소를 키우면 외양간은 어쩔수 없이 더러워집니다.
외양간의 목적은 깨끗함이 아니라 소를 키우는 것입니다.
깨끗한 외양간이 좋은 외양간이 아닙니다.
외양간에 소가 없으면 깨끗하지만
소를 키우면 더러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소를 많이 키워내는 외양간이 좋은 외양간입니다.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잠14:4)
아가씨가 아줌마 집에 와서
“집이 왜 그리 더러워?”하면 안 됩니다.
아이를 키우면 집안이 난장판이 됩니다.
산다는 것은 더러움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흰담비는 자신의 털이 검정 숯덩이로 더럽혀지느니
차라리 사냥꾼에게 잡히고 맙니다.
잡혀 죽느니 더러운 털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는 이야기는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Life is real” 유명한 롱펠로의 시입니다.
삶은 리얼합니다.
추상적이지가 않습니다.
쓰리고 아픈 것이 많은 real 리얼 그 자체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직장 생활도, 목회도,
산다는 것 자체가 리얼하고 치열합니다.
더럽혀져도 주님의 은혜로 먼지를 털고 다시 일어서는 회복 탄력성!